암연
"눈을 어따 두고 다니는거냐, 해!"
다친 곳에 약을 발라주던 카구라가 결국 이마를 찰싹 때리며 말했다. 쬐끄만게 손은 더럽게 맵다. 카구라야, 긴상 환자인데 너무 막 대하는거 아니니? 그 말에 찰싹, 한 번더 이마를 강타하는 작은 손에 긴토키는 쳇, 혀를 찼다. 불쌍한 척 해봐도 역시 씨알도 안 먹힌다.
긴토키는 살짝 긁힌것 뿐이라며 툴툴댔지만 카구라는 긁혀서 이정도 피가 나는거면 세상 무서워서 어디 살겠냐며 어울리지 않게 애늙은이 같은 소리를 해댔다. 그런 말은 어디서 들어가지고 이런데다 써먹는건지. 어디 치고박고 싸워서 다치는것도 아니고 의뢰를 하던 중 하필 걸려 넘어져 구른 곳에 정말 재수 없게 깨진 유리병이 있었을 뿐이었다. 박힌 것도 아니고 그저 긁힌 ─거라기 보단 사실 베인─ 것 뿐이었다.
예전 같으면 이런 실수따위 하지 않겠지만 요즘 어째 순간적으로 시야가 흐려져서 다가오는 칼날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일이 잦아졌다. 덕분에 목표물을 코앞에서 놓쳐버리는 실수를 해서 욕 먹기도 하고, 발에 뭔가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돌이켜보니 좀 민망한걸. 긴토키는 문득 옆에 앉아 팔을 살피는 카구라를 바라봤다. 짜증스레 쏘아붙여도 걱정스런 표정이다. 파란 눈과 마주쳐서 씩 웃어줬더니 팩!고개를 돌려버린다.
"어라?"
순간 앞이 흐릿해져 긴토키는 반대쪽 손으로 눈을 비볐다. 눈앞에 안개라도 낀 듯 뿌옇다가 다시 밝아졌다. 눈을 깜빡깜빡 하고 있으니 카구라는 뭘 그렇게 보냐며 옆구리릴 쿡 찔렀다. 긴상, 어디 안 좋으신거 아녜요? 긴토키는 새 붕대를 챙겨오는 신파치의 말에 어깨를 으쓱했다.
"긴상 아저씨라 나이들어서 그런가보지."
"노화인거냐, 해? 긴쨩 노화 오는거냐, 해?
이제 파피처럼 이마가 넓어지는거냐, 해?
파피가 되냐, 해? 긴쨩 파피가…우아앗! "
"내 이마 넓어지는건 니탓이 반이상이다, 요녀석아!"
긴토키는 앞머리를 잡아채며 이마를 드러내는 카구라를 떼어놓으며 외쳤다. 머, 머리 가죽 벗겨지는 줄 알았다…. 신파치는 둘의 모습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웃음을 지었다. 자자, 카구라, 긴상 아직 붕대도 다 안 감았으니 마저 하고 밥 먹자. 밥이라는 소리에 신난 카구라는 힘껏 붕대를 조여버렸고 긴토키는 죽는다며 버둥댔다. 얌전히 있어라, 해! 이마를 또 찰싹 때리는 매운 손에 깨갱한 긴토키를 위해 카구라 대신 신파치가 마무리 해주었다.
곧 신파치라 할 수 있는 안경을 유심히 보던 긴토키는 다시 흐릿해지는 시야에 눈을 비볐다.
안경을 맞춰야하나…….
*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에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 신파치가 잽싸게 마중 나왔다. 잠깐 나갔다오다던 사람이 날이 어두워졌는데도 오질 않으니 내심 걱정된 게 사실이다.
"긴상, 어디 다녀오시는거에요?"
"오오, 팟치야, 아직 집 안갔냐?"
술냄새가 풀풀 나는 걸 보니 또 어디서 거하게 마시고 온 듯 했다. 술기운에 붉어진 얼굴로 푸흐, 웃으면서 휘청이는 꼴이 어째 위태롭다 싶더니 역시나 신발을 벗다 앞으로 고꾸라진다. 쓰러지는 긴토키를 간신히 받아낸 신파치와 다시마초절임을 질겅이며 다가온 카구라가 양쪽에서 잔소리해대는걸 들으며 긴토키는 살짝 웃었다.
'…점점 더 증상이 심해지실겁니다.'
"어이구, 우리 꼬맹이들, 긴상 올 때까지 기다렸어?"
느닷없이 푸하핫 웃음을 터뜨리며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리며 쓰다듬는 커다란 손에 카구라와 신파치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서로 바라보았다. 긴토키는 벌떡 일어나더니 이상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방으로 들어가버렸고 남겨진 둘은 술을 얼마나 마시면 사람이 저렇게 되는지 꽤 진지하게 고민해보았다.
"긴쨩 좀 이상하다, 해."
카구라는 의심스런 눈초리로 긴토키가 들어간 방문을 바라봤다.
닫혀진 문 뒤에서 긴토키는 옷도 제대로 벗지 않고 쓰러지듯 신파치가 미리 펴둔 이부자리 위에 누웠다. 문틈 사이로 희미하게나마 새어들어온 빛에 의존해 방안을 바라보던 긴토키는 손등으로 눈을 덮었다. 어둡다.
손을 치우자 흐릿한 빛무리가 아른거다 뭉개져 흩어졌다. 눈을 깜빡거리면 가느다란 빛줄기가 아지랑이마냥 흔들거린다. 손을 살짝 뻗었다가 툭 떨어뜨렸다. 자세히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는 게 지금 자신의 상황같아서 괜히 약오른다.
'…상태를 지켜봐야겠지만, 지금 상태로 봐서는─,'
"─긴상, 그 옷 그대로 잠들면 안된다고 했잖아요!"
문이 벌컥 열리면서 신파치의 잔소리와 함께 눈앞이 환해졌다. 눈살을 찌푸리자 이번엔 카구라가 와서 긴토키의 상체를 일으켜세웠다.
"'협조 좀 해요, 긴상."
"아아, 귀찮게 정말……"
"언제쯤 마미의 손에서 독립할거냐, 해?"
"마미는 무슨…… "
술기운에 몸 가누기도 힘들고 잔소리도 제대로 안 들리는데 어째 의사의 어색하게 표정을 정리하던 모습, 자꾸 검사실로 부르며 결과를 보고 고개를 갸웃하던 간호사의 모습, 깊은 한숨을 쉬며 사카타 씨- 부르던 의사의 모습까지 전부 또렷했다. 단 한 번도 눈앞이 흐릿하지 않았다. 잔인하게도. 잔인하게도 그 모습들은 단 한 번도 흐려지지 않았다.
'실명이라……'
자자, 긴상. 바지 정도는 하실 수 있으시잖아요. 안경에 반사된 빛이 반짝였다. 고개를 돌리니 익숙한 파란 빛도 눈에 들어왔다.
그뿐이었다.
긴토키는 눈가를 비볐다. 몇 번 깜빡이자 자신을 바라보는 두 앳된 얼굴들이 보였다. 긴쨩, 어디 아프냐, 해? 표정이 안 좋아요, 긴상.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는지 두 꼬맹이들이 걱정스레 불렀다. 긴토키는 벌렁 드러누우며 문의 반대편으로 몸을 돌렸다.
"과음해서 그런가, 머리가 아프네.
이젠 진짜 술 안 마셔야지."
"실천으로 보여주세요, 긴상."
한마디도 안 진다니까. 긴토키의 말에 그게 제 임무 아니냐며 신파치가 웃었다. 주무세요, 긴상. 카구라가 이불을 목끝까지 덮어주더니 이불을 팡팡 내리 치면서 ─ 아마 어디서 아이 엄마가 이불을 토닥이는걸 본 모양인데, 술이 역류하는 줄 알았다 ─ 무서운 꿈 꾸면 마미한테 와도 된다며 가슴을 쭉 폈다. 긴토키는 야토족답게 하얀 피부에 커다란 파란 눈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걸 알았지만 그 눈에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파란 저 눈을 보니 왠지 모르게 조금은 안심이 되는 기분이다. 긴토키가 피식 웃는 걸 보며 카구라는 엣헴- 하더니 폴짝 일어나 방을 나섰다.
"잘 자라, 긴쨩."
"오오냐- "
역광으로 저 둘의 모습이 까맣게만 보였다. 긴토키는 몸을 돌렸다. 길쭉하게 늘어난 그림자 두개가 방 안까지 들어와있었다. 천천히 문이 닫히면서 둘의 그림자도 사라졌다.
…어둡다.
눈을 감았다.
*
기억하고 싶어.
그 웃음, 그 표정, 그 눈빛 하나하나 전부.
빛을 잃어도 볼 수 있다면.
어둠 속에서도 너희를 볼 수 있다면.
보지 않아도 볼 수 있다면.
*
긴토키에게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상대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다. 입꼬리가 올라가는 정도, 눈꼬리가 살풋 접히는 정도, 그리고 마음 같아서는 움직일때마다 살랑거리는 머리카락 한올한올까지도 기억해두고 싶었다.
'시신경에 이상이 생긴겁니다. 제대로 빛을 받아들여 전달해줘야하는데 변형이 되면서 제 기능을 잃어가는거죠. 어쩌다 이런 변형이 일어난 건지 원인은 좀더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예상보다 빠른 진행에 의사가 처방해준건 증상을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게 하는 안약이었다. 원인도 정확히 모르면서 약은 주는구만. 효과가 크진 않을거라는 말은 기대하지 말라는 표현이었겠지만 긴토키는 그럼에도 꼬박이 가지고 다니면서 눈에 넣었다.
그래서인지 다행스럽게도 안약은 요즘들어 효과가 꽤 좋아졌다. 초반엔 미미한 변화였지만 이젠 일단 흐릿해지는 주기가 길어졌고, 도로 잘 보이기도 했다. 그거면 충분하지. 긴토키는 목검을 집어들며 혼자 중얼거렸다. 의뢰 끝나면 간만에 고기라도 사먹여야지. 머릿속엔 꼬맹이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뒤쳐지지 말고 얼른 와라, 긴쨩!"
"오오냐 - "
긴토키는 카구라와 신파치를 앞세워 뒤따라가는걸 선호했다. 햇볕을 가린채 팔랑팔랑 걸어가는 카구라는 오늘은 기분이 좋아보였다. 그저께는 어깨가 살짝 쳐진채 발끝을 조금씩 끌며 걸었고, 어제는 느린 걸음으로 땅만 보며 걸었었다. 무슨 좋은 일이 생긴건가. 아니면 소녀의 변덕일 뿐인가.
그에 비해 신파치는 여느때와 다름 없었다. 예전에 비해 씩씩해진 걸음으로 앞서가면서도 이따금씩 자신을 돌아보고 카구라와 보폭을 맞춰준다. 뭐, 딴 데로 샐까봐 살피는거지만. 저번에도 말이야, 지나가다가 잠깐만 긴상의 영원한 아이돌인 캐츠노 아나 좀 볼까 했더니 곧바로 "긴상, 한 눈 팔지 말고 얼른 오세요." 했다니깐.
긴토키는 앞서가는 꼬맹이들을 바라보다 갑자기 인상을 쓰며 눈을 비볐다. 어라, 나오기전에 넣었는데…… 잠시 멈춰서서 챙겨온 안약을 눈에 넣었다. 두어번 깜빡이고 나니 서서히 안개가 걷히듯 시야가 환해졌다.
"긴쨩, 요즘 눈이 불편하냐, 해?"
어느새 다가온 카구라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울망울망한 파란 눈과 마주쳤다. 발뒷꿈치를 살짝 들고 작고 하얀 손을 뻗어 이마를 짚는다. 거기 짚는거랑 상관없다고 말해주려다 삼켰다. 자기 나름대로 살펴주려는 마음이 느껴져 피식 웃음이 났다.
"긴상, 괜찮은거죠?"
"그렇게 걱정되냐, 요녀석들아.
눈에 생채기 갔댄다. 별거 아냐."
"그럼 다행이구요."
신파치는 유순한 웃음을 지었다. 카구라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치다. 쓸데없이 이런 감은 빨라가지고. 뭘 그리 보냐며 뺨을 주욱 당기니 발끈하며 덤벼든다.
그래, 차라리 이런게 더 활기차고 보기 좋잖아?
카구라는 마치 한 대 치려는 기세였지만 이내 허리에 손을 척 올리면서 가슴을 쭉 폈다. 긴토키는 이런 모습을 알고 있었다. 카구라는 요즘들어 계속 엄마 흉내를 낼 때면 이런 포즈를 취하곤 했다. 사실 긴토키의 시점에서는 자신보다 훨씬 작고 어린게 스스로를 '마미'라고 하며 어설프게 챙기려는게 귀엽기만 했다.
"어디 아프면 숨기지 말고 마미한테 제깍제깍 말하라, 해!"
허리에 손을 얹고 가슴을 탕탕 치며 말하는 카구라에 긴토키는 순간 움찔했지만 이내 태연하게 받아쳤다.
"숨기긴. 게다가 니가 마미는 무슨……"
"마미한테는 거짓말 하지 말라, 해! 마미는 너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 해!"
"그러니까 니가 왜 내 마미……"
긴토키는 평소와 다름없이 툭 대꾸해주려다 멈칫했다. 빤히 올려다보는 파란 눈이 일렁이는게 제 눈 문제인건지 아니면… 분명 주변은 멀쩡히 보이고 카구라가 주먹을 꼬옥 쥐고 있는 것도 제대로 보였다. 어째서일까, 어째서일까. 평소와 똑같을 뿐인데 갑자기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건지 긴토키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카구라는 고개를 푹 숙이더니 긴토키의 가슴팍을 퍼억 내리쳤다.
겉보기엔 여리여리 마냥 발랄한 소녀이면서 힘은 무지하게 강해서 긴토키는 커헉, 갈비뼈가 부러진건 아닌가 잠시 걱정해야했다. 멍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긴토키는 바닥에 투둑 떨어지는 물방울들을 발견했다. 카구라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신파치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서 어정쩡한 위치에 서있었다.
"……."
"…카구라?"
"자자, 긴상도 카구라도 그만 가자구요. 이러다 늦겠어요."
애써 분위기를 전환시키려고 하는 신파치를 홱 돌아보더니 들으라는듯 큰 소리로 흥!하며 먼저 가버리는 카구라의 뒷모습에 긴토키는 나원, 참- 하며 뺨을 긁적였다. 맞은 가슴팍이 욱씬거렸지만 도대체 왜 저러는건지 알 수가 없었다. 무슨 말을 해야 알지……. 신파치는 긴토키를 재촉하며 자꾸만 멀어지는 카구라를 불렀다. 카구라는 그제서야 걸음을 멈추고 뚱한 표정으로 돌아봤다. 뺨을 부풀리고 입술을 삐쭉인다.
"빨리 안 오면 혼자 가버릴거다, 이 바보들아."
카구라는 자신이 뜬끔없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카구라는 직감적으로 긴토키에게 무언가 있다는걸 느꼈다. 긴토키는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숨기지 말고 말하라고 멱살을 잡고 짤짤짤 흔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저 붉은 눈을 보면 손에 힘이 쭉 풀렸다. 백수 날건달 마다오 주제에 뭘 그리 혼자 짊어지는건지 모르겠다.
최근 긴토키가 이상했다. 그 좋아하는 점프를 보다가도 만화책 너머로 자꾸만 뚫어져라 쳐다볼때도 있다. 뭔가 있는데 말은 하지 않는다. 카구라는 긴토키의 혼자 떠안는 성격을 알면서도 서운했다. 긴토키에 비해 카구라는 속마음을 숨기기 어려웠다. 그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니 긴토키가 다가와 서툴게 달래주려했다. 그게 더 미웠다. 그렇지만 더 미워할 수도 없었다.
긴토키가 그래,그래, 니가 내 마미해라. 왜그러는거야? 귀찮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머리에 닿는 커다란 손은 조심스러웠고 목소리는다정했다. 카구라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입을 꾹 닫은채 고개를 돌리자 긴토키는 작게 한숨 쉬었다. 여자애는 어려워.
아까까지만해도 기분 좋아보였는데.
긴상은 이왕이면 웃는 모습으로 기억하고 싶다고, 요녀석아.
*
의뢰를 끝내고 오는 길에도 카구라는 기분이 안 좋아보였다. 먼저 가있으라는 긴토키의 말에 카구라와 함께 해결사 사무실로 가던 신파치였다. 조개마냥 입을 꾹 다문 카구라를 바라보던 신파치는 조용히 먼저 입을 열었다.
"긴상은 어른이니까, 우리에게 차마 말 못할 무언가를 숨길 수 있어."
"…알고 있었냐, 해?"
"조금은."
신파치를 물끄럼히 바라보던 카구라는 어느새 스낵바 앞에 도착하자 해결사 사무실 간판을 올려다봤다. 그새 해가 저물고 있어 하늘이 주홍빛으로 온통 물들어 있었다. 발끝에 달라붙은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나는……. 신파치, 나는 긴쨩이 우리한테 말해줬으면 한다, 해. 긴쨩이 우리가 아직 어려서 믿지 못하는것 같아 슬퍼진다, 해."
"믿지 못하는 게 아닐거야."
그럼 뭐냐는 질문에 신파치는 고개를 들었다. 신파치도 그건 답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들을 바라보는 긴토키는 어딘가 절박하리만치 애정이 있었다. 적어도 믿지 못해서는 아니야.
그보다 훨씬 더 유치한 이유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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